호남정맥 전주지맥의 묵방산(530.0m 墨房山)

오누이가 산굴 속으로 피난 가서 자손을 낳고 살았던 산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8/01/19 [00:23]

호남정맥 전주지맥의 묵방산(530.0m 墨房山)

오누이가 산굴 속으로 피난 가서 자손을 낳고 살았던 산

새만금일보 | 입력 : 2018/01/19 [00:23]

▲ 전주지맥 묵방산 능선     © 새만금일보
    
▶개요 및 자연경관

천년고도 멋과 맛의 고장 전주의 진산 건지산과 기린봉에서 호남정맥을 이어주는 산줄기는 묵방산과 만덕산이다. 물줄기는 남쪽은 호남정맥 슬치와 박이뫼산 사이에서 발원하는 전주천과 북쪽은 만덕산에서 발원하는 만경강의 지류인 소양천을 기준해야 한다. 전주천 남쪽은 고덕지맥으로 호암산-다가산-완산칠봉-남고산-고덕산-왜목치-호남정맥 한오봉으로 이어진다. 전주천 북쪽은 가련산(법원 뒷산)-덕진연못-건지산-마당재-기린봉-동부우회도로-묵방산-점치-은내봉-호남정맥 만덕산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필자는 전북산사랑회와 각종 개발 때문에 그 형체가 사라질 위기에 봉착한 전주근교의 산과 천, 마을들을 몇 차례에 걸쳐 면밀히 답사했다. 그리고 만덕산에서 전주로 뻗어오는 산줄기를 전주지맥(전주천과 소양천 분수령), 한오봉에서 고덕산을 호암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를 고덕지맥으로 명명하였다.

전주지맥은 전주 중노송동 마당재에서 기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만 형체가 살아있을 뿐 가련산에서 건지산은 도로에 의해 산줄기가 끊어졌고, 건지산에서 마당재까지도 도심개발과 아파트가 들어서서 도저히 산줄기가 이어지지 않는다. 기린봉에서 묵방산을 잇는 산줄기도 막은담이재를 지나면 동부우회도로 때문에 산줄기가 절개돼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동물들이 이동통로를 잃고 신음하기는 만찬가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익산대구고속도로개설로 만덕산 자락에 벌집처럼 터널이 뚫리고 잘려나가 환경훼손을 부추기고 있다. 그나마 자연환경 훼손을 줄이려면 도로개설 때 산줄기를 절개하기보다 터널을 뚫어야 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일이다.


▲ 두리봉 능선에서 본 전주     © 새만금일보

예부터 먹뱅이산, 또는 흙방산으로 불려온 묵방산은 전주지맥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산의 유래는 소양면 묵방리에서 취한 이름으로 오누이가 산 속 굴로 피난가서 자손을 낳고 살았다는 애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정상에는 헬리포트가 있고, 북서쪽은 매의 형상인 멋진 응봉이 다가오고, 동쪽은 은내봉과 만덕산이 우뚝 섰다. 남으로는 고덕산, 북으로 눈을 돌리면 연석산, 운장산, 그 아래는 나직이 원화심과 묵방리가 손짓한다. 응암鷹岩마을 입구 저수지와 계곡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마주하고 있는 두리봉과 응봉은 살쾡이와 개가 맞서는 형상이다.


▲ 두리봉 표석     © 새만금일보

<산경표>의 우리전통지리로 살펴본 묵방산의 산줄기는 이렇다. 백두대간 장수 영취산에서 서북으로 뻗어 나온 금남호남정맥은 장안산, 수분령, 신무산, 팔공산, 천상데미, 마이산, 부귀산을 지나 완주와 진안의 경계인 주화산에서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으로 두 갈래를 친다.

주화산에서 금남정맥을 북쪽으로 배웅하고, 호남정맥이 남으로 달리며, 곰티를 지나 만덕산에 이르면 북서쪽으로 전주지맥을 나뉘어 놓고 남쪽의 광양의 백운산까지 내닫는다.

전주지맥은 서쪽으로 달리며 은내봉, 점치를 지나 묵방산에 이르면 북서쪽으로 두리봉과 행치로 가는 산줄기를 갈라놓는다. 그리고 남서쪽으로 달리며 숯재를 지나면 남쪽으로 신리로 가는 산줄기를 내려놓고, 동부우회도로, 막은담이재, 기린봉, 마당재를 거쳐 전주시가지를 감싸 안고 달리다 가련산에서 전주천으로 숨어든다. 묵방산의 물줄기는 남쪽은 전주천, 북쪽은 소양천에 합수되어 만경강에 살을 섞은 뒤 서해로 골인한다. 행정구역은 전북 완주군 소양면 묵방리와 상관면 의암리에 위치해 있다.

 

▶문화유적 및 명승지

[정여립 생가지] 정여립은 조선 전기의 사상가였다. 전북 완주군 상관면 월암마을은 전라도 지역을 반역의 땅으로 지목하고, 이후 호남인들의 관직 등용을 제한하는 빌미를 제공했던 1589년 기축옥사의 주인공인 정여립이 태어난 곳이다. 정여립은 '천하는 일정한 주인이 따로 없다'는 천하공물설과 '누구라도 임금으로 섬길 수 있다'는 하사비군론 등 왕권 체제하에서 용납될 수 없는 혁신적인 사상을 품은 사상가였다. 결국 선조의 눈 밖에 난 그는 버슬을 버리고 낙향해서 모악산 제비봉, 고향인 월암마을, 진안 죽도 등에서 대동세상을 위해 몸부림치다가 역적의 누명을 쓴 채 한 많은 세상을 고했다.
    
▲ 두리봉 산행 들머리     © 새만금일보

▶산행안내

o 1코스: 전주마당재-(2.0)기린봉-(1.8)고덕터널(동부우회도로)-(2.5)502봉-(2.2)숯재-(1.3)묵방산-(1.7)점치-(0.5)민목리종점(12km, 7시간)

o 2코스: 17번도로 아중역-극락암-행치-(4.0)두리봉(436.3삼각점)-(2.5)묵방산-(1.2)숫재-472봉-312.2봉-(6.3)신리(14km, 7시간)


▲ 만덕산 안내도     © 새만금일보

전주제일고등학교 뒤에 있는 마당재에서 나무계단을 오르면 기린봉아파트에서 오는 길과 만난다. 가파른 돌계단을 땀에 젖어 오르면 기린형상의 기린봉에 닿는다. 약수터 가는 길과 견휜이 동고산성 터를 지나면 송신탑을 만난다. 산줄기가 남에서 동으로 꺾이며 조수보호시설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전주지맥은 동쪽으로 완만하게 이어지고,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면 막은담이재다. 잡목이 심하게 발목을 잡는다. 차량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는 17번 도로가 지나는 고덕터널 절개지 위에 서면 눈앞이 아찔하다. 터널을 뚫으면 오죽 좋을까.

고덕터널 절개지의 철계단을 힘들게 오르면 잡목능선이 시작된다. 돌로 쌓은 진지와 간벌지대를 지나 20분쯤 오름길을 가면 키 작은 송림이 이어진다. 북쪽으로 일출암 가는 길을 지나면 502봉에 닿는다. 송림능선이 동으로 이어지며 묵방산과 만덕산이 고개를 내민다. 고스락에서 동으로 내려가다 두 번째 고스락 갈림길에서 독도에 유의하여 좌측으로 내려가야 한다. 등산로가 뚜렷한 우측 길은 신리 마재로 빠진다.


▲ 숯재 안내판     © 새만금일보

고도가 뚝 떨어졌다가 산등성이를 오르고 헬기장에서 전주지맥은 동쪽으로 이어진다. 독도에 유의하여 좌측으로 내려가면 410봉에서 산줄기가 북쪽으로 꺾어지며 갈림길을 만나면 북쪽은 아중리, 동쪽은 의암리로 빠진다. 숯재를 지나 능선을 오르내리다가 급경사를 오르면 묵방산에 닿는다.(고덕터널에서 4시간 20분) 정상에는 헬기장이 있다.

서쪽은 두리봉과 행치로 가는 길이므로 정맥은 동쪽으로 가다가 갈림길에서 북쪽의 응봉으로 가는 길을 지나 고스락에 서면 바위암벽이다. 북쪽은 응봉과 5개봉우리를 따라가면 화심이다. 15분쯤이면 헬기장을 만나고 경사가 심한 암벽을 타고 내려가면 스릴만점이다. 상관면 민목리와 화심을 잇는 신설도로개설로 절개된 곳을 내려오면 신리와 소양을 잇는 점치다.
▲ 행치봉     © 새만금일보

▶교통안내

[드라이브]

o 전주-동부우회도로-왜막실-(17번 국도)신리-민목치

o 전주-(26번국도)소양-화심-민목치

[대중교통]

o 전주-신리-민목리: 시내버스 운행

o 전주-왜막실: 시내버스 운행


/김정길<전북산악연맹 부회장, 모악산지킴이 회장, 영호남수필문학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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