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을 초중등 교육에 돌려라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8/03/26 [16:18]

교육감을 초중등 교육에 돌려라

새만금일보 | 입력 : 2018/03/26 [16:18]

교육감을 초중등 교육에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교장 출신 교육감이 절실하다는 주장도 거세다. 전북의 초중등 교육의 명운을 가를 선택을 앞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전직 대학총장, 교수 그리고 교장과 평교사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다.

이번 전북 교육감 선거는 초중등 교육 전문가와 교수 출신과의 대결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동안 교육감이 소통 부족, 미숙한 일처리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면 바꿔야 한다. 아이들의 재능을 살려주는 체계적인 진로 교육과 인성 교육 그리고 실력 향상이 중요한 과제다.

교육감 자리는 고도의 전문성과 초·중등 교육 현장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북교육은 현재 교육 불평등과 학교폭력, 비인권적 학교문화 등 청산해야 할 것이 많다. 꿈이 있는 교실, 소통하는 학교, 공정한 교육을 통해 전북 교육의 체질을 강화해 나가야 할 때이다.

오랫동안 전북 교육감은 교수들의 몫이었다. 이들은 쉽게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었다. 직함이 주는 프리미엄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은‘교수 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곳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실제로 교육감 주민 직선이 실시되자 교수들은 경쟁적으로 교육감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2014년 6월 치러진 선거에서 전국 17개 시 도 교육감 중 교수 출신은 8명이다. 서울시 교육감은 전 교육부 장관 출신, 경기도 교육감은 대학 교수 출신, 대구시 교육감은 대학 총장 출신들이 차지했다. 서울은 무려 세 번이나 대학 교수들이 교육감을 맡았다.

문제는 현장과 유리된 교육정책의 남발이었다. 신자유주의라는 명분으로 학교를 온통 혼란 속으로 빠뜨렸다. 인권을 내세워 교권을 몰락시켰다. 섣부른 교육정책들은 학교 현장을 힘들게 했다. 진보니 보수니 하는 진영 다툼도 갈수록 심화됐다.

물론 교수 출신 교육감들이 교육자치의 이론적 토대를 갖추고 빠르게 정착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선도적인 교육정책으로 지역 주민의 신망을 한 몸에 받고 청렴한 교육청을 만든 교수 교육감도 있다. 그러나 이제 초중등 교육은 초중등 교원들에게 돌려줘야 할 때가 됐다.

교육에 가장 필요한 것은 어떤 산뜻한 이론이 아니다. 현란한 조어(造語)로 포장된 사업도 아니다. 아이들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가 원하는, 그들에게 꼭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 세심한‘행정의 손길’이 요구되는 곳이 바로 교실이기 때문이다.

교육감에게 요구되는 조건은 명망과 화려한 스펙이 절대 아니다. 초중등 교육을 위해 얼마나 헌신했고 어떤 길을 걸어왔느냐 하는 살아있는 이력이 중요하다. 초중등 교육에 대한 스토리가 풍부한 교육감이 중요하다.

밭을 갈고 땀을 흘렸던‘진정한 농부’를 찾아야 한다. 대통령을 잘못 뽑아 잃어버린 10년을 만들었다는 비난이 많다. 교육감도 마찬가지다. 교육감을 잘못 뽑아 잃어버린 동안 공교육은 붕괴되었다. 수업 시간에 절반가량이 엎드려 잠을 자도 통제를 전혀 못하는 것이 전북 교육의 현실이다.

전라북도 교육이 바뀌어야 할 시점이다. 교육감이 가지고 있는 교육 철학과 교육 정책에 따라 지역의 교육 수준이 현저히 달라질 수 있다. 교육은 학생과 학부모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삶의 질까지 영향을 끼친다. 이제는 학습 활동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교육의 당면 과제는 미래를 짊어질 인재를 육성하는 일이다. 교원들의 전문성 향상과 열정을 이끌어내야 한다. 사교육비로부터 해방 되는 공교육 강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 투명하고 깨끗한 교육계를 만들기 위해서 교육청과 관료들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현대는 전문가 시대이며 전문화 시대다.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인정을 받고 또 다른 사람들도 그 전문성을 인정해 주는 시대다. 사람들이 하는 일이 매우 다양하고 분야가 많기 때문이다.‘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전문가 행세를 하다가 문제를 일으킨다는 뜻이다.

어떤 분야에 대해서 조금 아는 것을 가지고 많이 아는 체 해서는 안 된다. 망신을 당하거나 중요한 일을 그르치기 십상이다. 미국에 갔다 온 사람보다 안 갔다 온 사람이 미국을 더 잘 안다고 큰 소리를 쳐서는 안 된다. 정작 전문가는 가만히 있는데 비전문가가 너무 설치는 것은 보기가 민망하다.

오히려 일을 망치는 것을 많이 본다. 공자 앞에서 문자를 쓰면 안 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이다. 전문가는 오히려 아는 체를 잘 하지 않는다. 깊이 배울수록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사회가 복잡하고 혼란한 것은 전문가보다 비전문가의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일이 비전문가에 의해서 판단이 되고 결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전문가가 아니면서도 전문성을 무시하고 함부로 나서면 안 된다.

전문가가 대우받는 시대다. 모든 직업에서 전문가가 요구되는 시대다. 한 가지 장점을 잘 살린 사람이 인정받는다. 그러나 전문가는 많지 않다. 물론 전문가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관심과 열정, 땀과 노력, 습관에 의해서만 만들어진다.

어느 분야에 관하여 일을 하거나 도모하기 위해서는 피상적으로 아는 비전문가가 나설 것이 아니다. 정말 그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에게 그 일을 맡겨야 한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

유·초·중등 교육 전문가가 교육감에 선출되어야 한다. 어느 때보다 교육 전문가의 선출이 중요하다. 비정상적 교육 자치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곧 교실과 학교를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교육의 전문성 회복에 나서야 한다.

그곳에 모든 역량과 행동을 모아야 한다. 유초중등 교육 전문가의 교육감 선출에 나서야 할 때이다. 교육 전문가 선출의 중요성을 알리는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 교육감 선거는 교육의 미래만이 아닌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선거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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