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婚 No産, 어떻게 할까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8/04/16 [09:44]

No婚 No産, 어떻게 할까

새만금일보 | 입력 : 2018/04/16 [09:44]


손자들이 오는 날이면 왠지 마음이 설렌다. 청소와 난방을 하며 귀한 손님 맞이 준비에 바쁘다.
“할아버지, 사랑해요!”
달려드는 아이들이 더없이 사랑스러워 모든 것을 다 주고 싶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처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얼마 전 SBS-TV에서 란 프로그램이 방송되었다. 유명대학을 나와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니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속출하고 있단다. 청년실업률 9%, 취업을 해도 비정규직이 37.5%라니, 내일의 희망이 밝아야 할 청년들의 울상은 깊어만 가는 모양이다. 한창 일할 나이에 미래가 불투명하니, 수레바퀴가 위험하게 굴러가듯 하여 결혼은 언감생심(焉敢生心) 사치에 불과하단다.
이웃나라 대만(臺灣)도 출산율 1.2%, 우리나라(1.17%)와 별 차이가 없다. 한참 경제위기를 겪던 2008년 이후 실물경제는 살아나질 않는다. 당시 22k세대(월수입 80만원)가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단다. 그러기에 그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일본 등 외국으로 떠나는 일이 많아졌으며, 급기야 최저임금법 제정, 연금개혁 등 비상수단을 동원하고 있단다.
일본은 출산율 최악의 해인 2005년도(1.26%)를 기점으로 저 출산을 어렵게 탈출하고 있다. 오끼나와현은 출산율 1.94명(일본평균 1.45명)으로 가장 높은 도시가 되었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육아(育兒)에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도록 직장마다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해주고, 또 야근금지 및 휴일근무방지법을 법제화하여 눈치 보지 않고도 정시에 퇴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자녀 3-4명을 둔 여성들이 많으며, 출산으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은 없단다.
우리 젊은이들이 휘청거리고 있다니 걱정이다. GDP는 3만불을 육박하고 경제사정은 좋아진다는데, 살기는 왜 이리 팍팍해질까?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 일선에서 꿈을 펼쳐야 할 터전이 없다면 국가적으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젊어서 경제활동을 하며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기르는 일은 당연한 순리일텐데 취업이 어렵다고 하여 결혼을 통한 행복을 포기해서는 안 될 일이다.
OECD 35개국 중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최하위(1.17명)권에 있다. 떡이 있어야 굿을 하듯 나라에는 국민이 있어야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사람이 그 나라의 국력이요 사회존립의 기반이다. 통계청의 자료를 보니 자녀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64.3%), 일과 육아 양립문화 미흡(33.3%)이 저 출산의 요인이라 하니, 시급히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유럽의 스위스나 덴마크는 오래전부터 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중학과정을 마치면 고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적성에 따라 맞춤형 취업교육으로 이어진다. 대학과정부터는 현장학습과 직장 일을 병행하며 생활비를 지급받는다. 대학을 졸업하면 수준에 맞는 현장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당연히 취업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우리 현실에서 교육제도가 이대로 좋은지 검토해볼 일이다.
부부맞벌이가 당연시되는 요즘, 직장여성들의 육아환경은 더없이 중요하다. 직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퇴근시간을 예측할 수 없는 곳은 아직도 많다. 물론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이야 정시퇴근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연장근무가 불가피하기에 육아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함께 분담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더불어 직장마다 육아환경을 개선하여 어려움이 없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하리라.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한 길만 있는 건 아니다. 고속도로가 있으면 국도와 지방도가 있으며, 아기자기한 코스모스 길도 있다. 자기의 목적이 꼭 큰길로만 가야 해결되는 건 아니다. 때로는 자갈길을 가기도 하고, 힘들면 되돌아가는 방법도 있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바로 가까운 곳에 길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외국인들이 그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는 마당에 정작 우리는 일터가 없다고 결혼까지 포기해가며 겉 늙은이가 되는 건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취업으로 속앓이를 하는 젊은이들의 고충을 왜 모르겠는가? 교육에서부터 육아환경에 이르기까지 기성세대가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만 결혼으로 얻을 수 있는 젊은이들의 행복을 어떤 이유로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 ‘No婚 No産, 어떻게 할까?’ 아이를 기르느라 휴직을 하며 셋째아이를 임신한 며느리가 고맙기 짝이 없다.
/이우철<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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