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해외연수의 문제(1)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8/04/24 [15:31]

지방의원 해외연수의 문제(1)

새만금일보 | 입력 : 2018/04/24 [15:31]



지난 2012년 8월 전북도의회 의원들은 태풍 볼라벤 피해가 심각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대거 해외연수를 나가면서 비난을 자초했다. 당시 태풍으로 전북도에서만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런데도 전라북도 도의회 의원들은 각 상위별로 해외연수를 대부분 나갔다.

‘해외연수’명목으로 해외로 나간 사람들은 ◆교육분과위 의원 8명과 수행원 6명 ◆산업경제위 의원 7명과 수행원 8명 ◆행정자치분과위 의원 8명과 수행원 6명 ◆문화관광건설분과위 의원 8명과 수행원 6명 등이다.

2016년 군산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선진지 공무 해외연수라는 명목으로 해외 여행길에 나섰다. 당시 군산시의회 의원 등 15명은 4.13 총선을 앞두고 7박8일간의 일정으로 선진지 공무 연수를 진행했다. 비용으로 수천만 원의 시 예산이 들어갔다.

코스는 스위스의 취리히, 루째른바젤, 율루즈, 프랑스의 콜마르, 리퀴위르, 리모빌레, 스트라스 부르그, 파리 등이었다. 당시 방문단은 프랑스의 자전거 도로 방문과 그랑딜 외곽의 거주지, 트람 등을 이용한 환경문제 시찰이 목적이라고 했다.

파리시의 도로 구성과 가로수 관리, 근대역사문화와 접목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면밀히 검토해 군산시에 접목할 목적으로 해외연수를 기획했다는 것이다. 항구도시로서 군산과 지리적 문화적 여건이 비슷한 프랑스에서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위해서였다고 했다.

와이너리 방문과 로컬맥주 시음 및 로컬맥주 생산. 운영 과정 산업지를 시찰하고, 군산시에 로컬맥주 사업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프랑스 리퀴위르 리모빌레를 방문한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2009년 신종플루 예방을 강조하고 나선 군산시의회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특정 국가 해외연수를 떠나기로 해 구설수에 올랐다. 시의원 23명 가운데 19명이 2개조로 나눠 4박5일 일정으로 일본 요코하마 항만 등을 간 것이다.

당시 일본은 신종플루 확산으로 비상 상태에 놓여 있어 외국인들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 군산시 의회 어느 의원이 시정 질의를 통해 타 지역과 외국에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그만큼 신종플루에 노출이 많다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해당 의원은 해외연수에 참여했다. 상당수 의원들 역시 신종플루와 관계없이 연수에 참여했다. 일정은 일본 요코하마 항만과 하코네 국립공원, 가와사키 태양광 발전시설, 동경 공공디자인 우수시설 등을 시찰하는 것이다. 연수 일정에는 일부 국립공원에서의 유람선 승선과 계곡 로프웨이(스키 리프트의 일종) 탑승 체험 등도 있었다.

군산시의회 관계자는 관광성 논란에 대해“연수를 통해 군산의 현안 사업인 미군비행장 소음문제를 비롯해 신항만 건설, 저탄소 녹색성장 관련 일본의 시설을 벤치마킹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밝힌 뒤“연수 일정이 생산적으로 짜여있는 만큼 관광성 연수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군산시의회 의원들이 해외연수 후 작성한‘해외연수 결과 보고서’도 문제였다. 부실한 내용으로 늘 도마 위에 올랐다. 본래 해외연수 보고서는 해외에서 무엇을 배우고 왔는지를 소상히 알리고 그 결과를 공유해 의정 활동에 도움을 받자는 취지다. 하지만 군산시의회가 의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 해외연수 결과 보고서는 이 같은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2011년 9월 군산시의원 8명과 공무원 3명은 중국 연대시와 청도시, 북경 등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예산은 총 1300만원이 쓰였다. 이후 작성된 국외여행 보고서는 고작 7페이지에 불과하다. 개요 설명, 일정, 방문 나라 지도만 3페이지에 달한다.

나머지 내용 역시 방문한 도시나 박람회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과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연수 성과나 소감이라 할 수 있는 내용은 연대시에 대해 설명하면서‘새만금에 경제특구를 만들어 식품가공 산업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연대시 벤치마킹을 제안해 봄’이 전부다.

2012년 4월 20일부터 5월 2일까지 예산 3,956만 원을 들여 호주, 뉴질랜드를 다녀온 시의원들이 작성한 연수보고서 역시 통상적으로‘관광책자’에 나와 있는 연수개요, 일정, 방문국가, 도시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일부 방문지에 대한 소감과 평가를 적어놓기는 했지만 사실상 감상문 수준에도 못 미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일정상으로 방문한 한 농장에 대한 소감 부분에“새끼 양에게 젖병으로 젖먹이는 것을 보여줘 신기하다”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들이다.

또한 관광지 홍보 내용을 제외한 방문 결과 보고, 방문지에서의 질의응답, 벤치마킹할 수 있는 제도나 시설물 등에 대한 평가 등은 애당초 찾아볼 수 없다. 방문소감 마저 의원 개인별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뭉뚱그려 게시돼 있어 정상적인 해외연수 보고서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시민들은 "매년 이어지는 시의원들의 해외연수는 똑 같은 방법으로 '군산을 위한 발전 방향 목적'이라고 목표를 세웠지만 지금까지 시민들에게 보고되거나 실현된 사실이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시의원들은 외유 비판에도 불구하고“해외연수는 꼭 필요한 의정활동”이라고 강조한다. 군산시의회 관계자는“문서로 기록된 부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의원들이 직접 체험한 내용일 것이다”라며“단기간 해외연수에 성급한 결과를 바라는 것은 다소 조급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연수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문제다. 지방의원 해외연수는 관행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사실상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것이다. 문제는 일정의 절반 이상을 관광으로 채워 비난을 산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부분이 관광지 탐방이다.

지난 2016년 기준 광역의원 한 명당 평균 200만 원 정도의 예산이 해외여행 경비로 책정됐다. 전국 단위로는 17억 원으로 추정된다. 관행적으로 예산이 책정되고 안 쓰면 손해라는 식으로 외유성 연수가 계속되는 것이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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