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나라 중국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시진핑의 야망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8/06/03 [20:36]

지난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은 만장일치로 국가 주석과 중앙군사위 주석에 재선출되었다. 특히‘시진핑 신시대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국가 헌법에 포함시켰다. 시진핑 주석을 마오쩌둥의 위치로 격상한 것이다. 최고 지도자의 권력이 마오쩌둥 이후 유례없는 수준으로 강화됐다.

마오쩌둥 사후 중국 최고 지도자 지위에 오른 덩샤오핑은‘독재’의 모순을 절감했다. 덩샤오핑은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하면서 법치주의를 제창한다. 공산당은 법에 의거해서 통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법률과 제도는 지도자가 교체된다고 해서 바뀌면 안 된다고 했다.

덩샤오핑은 공산당 내의 여러 분파가 협의를 통해 나라를 다스리게 하는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한다. 최고 지도자가 임기 중반쯤에 후계자를 지명토록 하는‘격대지정(隔代指定)’등 불문율을 정했다. 그는“공산당이 헌법과 법률 내에서 활동해야 한다”라는 규약도 만들었다.

제19차 당 대회에는 2300여 명의 지역 당 대표들이 참여해 중앙위원회(명목상 중국공산당의 최고 권력기관) 위원 204명을 뽑았다. 중앙위원들은 다시 25명의 중앙정치국 위원을 선출했다. 중앙정치위원들은 다시 7명의 상무위원을 뽑았다.

상무위원들은 공산당 및 국가의 실질적 최고 권력자들이다. 7명은 시진핑을 총서기(공산당의 최고 지도자)로 재선출했다. 지역 공산당 대표들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위원 133명도 선출했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공산당 내부를 감찰하는 사정기관이다.

시진핑 주석은 2013년 최고 지도자에 오른 뒤‘반부패 전쟁’을 주도하며 정적들을 숙청했다. 총책임자(서기)는‘시진핑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이었다. 당 대회에서 가장 주목된 사건은 당장(黨章:중국공산당의 이념, 조직 등을 규정한 당내 헌법)의 개정이었다.

‘시진핑 신시대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긴 문구가 당장에 들어갔다. 사람 이름이 당헌이나 국가 헌법에 들어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중국은 예외다. 시진핑 주석 이전에도 이미 4명의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과학적 사회주의’의 창시자인 카를 마르크스, 러시아 혁명을 주도한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마오쩌둥, 덩샤오핑 등이다.

‘마르크스·레닌주의’가 지도이념으로 당장과 헌법에 들어간 것은 당연하다.‘프롤레타리아트 독재’로서 공산당의 국가권력 독점을 정당화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중국 최고 지도자의 이름은‘마오쩌둥 사상’과‘덩샤오핑 이론’이란 문구로 들어가 있다.

이론은‘특정 시대의 정치 노선’을 가리킨다.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이름이 아니라 정책 슬로건으로만 당장과 헌법에 흔적을 남겼다. 장쩌민의 삼개대표론(三個代表論)은 공산당이 노동자·농민(인민)뿐 아니라 지식인과 자본가의 이익까지 대표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시진핑’이란 이름이 마오쩌둥에게만 적용됐던‘사상’을 달고 들어겄다. 시진핑 주석에게 고도의 이념적·윤리적·정치적 권위를 부여하려는 시도다. 제19차 당 대회는 또한 지난 5년(2013~2017, 시진핑 1기) 동안 시진핑 주석의 정책 슬로건을 100% 당장에 집어넣었다.

덩샤오핑 이후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자들은 10년(1기에 5년씩 모두 2기)에 걸쳐 공산당의 총서기와 국가 주석 직을 맡았다. 집권 2기가 시작되기 직전 당 대회에서 아래 세대의‘젊은’당원(주로 50대)을 상무위원(현재 7명)으로 올리면, 그가 후계자로 해석되었다.

이번 당 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은 50대 중 누구도 상무위원으로 지목하지 않았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장기 집권을 노린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그 예측은 제13기 전인대에서 적중되었다. 시진핑은 2013년 3월에 국가 주석으로 선출되어 이미 1회의 회기를 마쳤다.

재선출로 보장된 회기는 2023년 초까지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덩샤오핑 이후 중국 헌법은 국가 주석과 부주석의 회기(1회에 5년)를 2회로 제한해왔다. 장쩌민과 후진타오의 재임 기간은 둘 다 10년(5년 임기를 2회 맡음)이었다.

이번 전인대는 국가 헌법에서 주석과 부주석의‘2회기 제한’을 삭제해버렸다. 찬성 2958표에 반대는 2표에 불과했다(무효 1표). 시진핑 주석이 다음 전인대가 열리는 2023년 초 이후에도 국가 주석을 맡게 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마오쩌둥처럼, 사망할 때까지 집권할 수도 있다. 국가 헌법에도‘시진핑 신시대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들어갔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전인대에서 전체 국가·사회에 대한 당의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공포했다.

시진핑 주석과 공산당이 직접 경제 부문을 챙기겠다는 이야기다.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핵심 경제 자문관’으로 불리는 류허를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에 앉혔다. 류허도‘시진핑의 오른팔’로 불리는 인물이다. 국무원의 핵심 부서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도 몰락했다.

발개위는 덩샤오핑 이후 중국의 경제발전을 사실상 책임져온 부서다. 산업정책과 개발 계획을 수립·승인하고, 국가 투자 사업이 제대로 시행되었는지 감독해왔다. 전인대가 발개위를 폐지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거의 모든 기능을 축소하거나 신설된 자연자원부, 농업농촌부 등으로 이관했다.

막강한 사정기관인 국가감찰위원회(국가감찰위)를 신설하기도 했다. 국가감찰위는 당원은 물론이고 공무원, 기업인, 지식인, 문화인 등 공공 부문과 연관 있는 인사라면 누구나 사찰할 수 있다. 혐의만으로 변호사 접견 없이 최대 6개월 동안 구금할 수 있다. 재산 동결 및 몰수 권한까지 지녔다.

덩샤오핑 이래 집단지도체제는 막을 내렸다. 최고 지도자의 장기 집권 가능성도 열렸다. 중국 법치주의의 위기라는 지적이다. 시진핑은 국가감찰위를 활용하면서 계획경제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시진핑 1인 독재 체제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많다. 개인숭배와 인권 탄압, 계획경제로의 역류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정복규 기자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8/06/03 [20:36]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