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내가 모임에 참석하는 이유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8/06/07 [10:02]



 “다른 사람들은 나이가 많아지면서 모임을 정리한다는데, 당신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러게요. 정리해야 할 모임이 없네요. 종친회, 동창회, 향우회, 퇴직자모임, 각종 동호회 등 어느 것도 빠뜨릴 만한 모임이 없어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모임을 자꾸 정리해야 한다는 사람이 내 주변에도 더러 있다. 이런저런 모임은 많은데 성실하게 나가지 않을 거라면 과감하게 줄여야 옳다는 것에 나도 동의한다. 그렇지만 모든 모임을 성실하게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나이를 핑계대지 말고 모임에 가서 엔돌핀을 얻을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모임에는 참석한다.  

 

 모임에 나가자면 우선 건강해야 하고, 최소한도의 참가비용도 있어야 하며, 가정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시간을 내야 한다. 또 모임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 경우 감당해야 할 능력도 있어야 한다. 구성원과의 친화력은 물론 전에 잘 지내지 못했던 사람과의 관계도 부드럽게 형성해야 한다. 회식좌석에서 술을 마실 수 없는 경우에도 분위기를 잘 살펴 알맞은 처신을 해야 한다. 조직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희생적으로 봉사하고 협찬금도 아낌없이 내야한다. 필요충분조건과 능력이 있어야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  

 

 모임은 애초부터 왜 필요한가? 사람은 본디 모여 살게 되어 있다. 혼자 힘으로는 맹수의 공격이나 적의 습격을 막아내기 어려워 자연스럽게 협력하고 모여 살이야 했던 것이다. 사회적 동물로서의 소속감과 안정감은 인간의 기본욕구이다. 윌리암 매슬로우의 ‘욕구계제론’을 들먹일 것도 없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문명과 경제성장 속에서도 요즘 노인들은 질병고와 빈곤고, 고독고와 무위고 등 4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가난하고 아픈 것도 고통이지만 그것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해도 외로움이야말로 이겨내기 힘든 큰 고통이 아닐 수 없다. 모임에 참여하여 친교를 다지고 건강정보를 비롯하여 TV나 신문에서 얻을 수 없는 세상 돌아가는 소식도 듣고, 운동이나 게임을 하는가 하면 문화 활동, 봉사활동, 취미활동을 하기에 용이하다.  

 

  나는 외가마을에서 태어났고 그곳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6•25 한국전쟁을 만나 학교공부를 할 수 없게 되자 친하게 지낼 친구도 별로 없이 농사일이나 거들면서 살아갈 운명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날들이 계속되던 어느 날, 중학교에 갈 기회를 잡았다. 입학시험을 대비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여 중학교에 합격한 뒤, 많은 친구를 사귀었고, 사범학교에 가서도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    

 

 교직에 발을 들여놓은 뒤로는 동료들과 선후배들, 관련 상부기관, 학부모와 일반 사회인들과 가까이 지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본디 나는 내성적이어서 짧은 기간에 많은 사람과 인간관계를 갖는 능력이 부족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조금씩 유대를 강화해 나갔다. 피차간 애경사에 왕래할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기에 보이지 않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모임은 감당할 만큼만 남겨두고 정리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모임은 언젠가는 헤어지게 된다. 이건 누구나 같은 생각일 것이다. 아직은 총기가 있으므로 모든 모임에 충실하게 참여할 생각이다. 많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최대한 상호성장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다져갈 생각이다./백남인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8/06/07 [10:02]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