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회문지맥, 순창. 임실 회문산(回文山, 830.0m)

빨치산 남부군 사령부 주둔한 산, 우리나라 5대 명당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8/08/24 [11:06]

호남정맥-회문지맥, 순창. 임실 회문산(回文山, 830.0m)

빨치산 남부군 사령부 주둔한 산, 우리나라 5대 명당

새만금일보 | 입력 : 2018/08/24 [11:06]


▲ 회문산 정상     © 새만금일보

 ▲개요와 자연환경

예부터 한국의 5대 명당으로 이름난 회문산은 홍성문씨가 도통하여 지은 회문산가(回文山歌)라는 노랫말에서 그 이름이 유래됐다. 그는 ‘회문산에 24명당과 오선위기(五仙圍碁)가 있는데, 그곳에 묘소를 쓰면 당대부터 발복해 59대까지 갈 것’이라 주장했다.

회문산은 정상인 회문봉(큰지붕)을 중심으로 좌청룡인 천마봉과 깃대봉의 동쪽 산줄기를 천마승공형(말이 하늘로 날아가는 형상), 우백호인 돌곳봉과 시루바위의 남쪽 산줄기를 갈마음수형(말이 안정천의 물을 먹는 형상)이라 한다. 이 때문에 전국의 풍수가들의 발길이 잦고, 실제로 능선은 물론 암반 위까지 묘소가 즐비하다. 
 
증산교에서는 모악산을 어머니 산으로, 회문산을 아버지 산으로 여겨 도인들이 자주 찾아 기도하고 있으며, 인근의 여분산은 갱정유도의 발상지다. 또한 구한말 면암 최익현 선생과 임병찬, 양윤숙 의병대장이 왜군과 치열한 투쟁을 벌였다. 6.25 당시 남부군 사령부가 있어 700여 명의 빨치산이 주둔했던 비극의 현장이기도 하며, 현재는 양민학살위령탑과 비목공원(빨치산 사령부)과 회문산 자연휴양림이 조성돼 있다. 1846년 천주교 병오박해 때 김대건 신부의 삼족이 멸망하는 화를 면하기 위해 동생 김란식과 조카 김현채가 이 산으로 찾아들어 기거했고, 그들의 묘소가 현존하고 있다.

호남정맥의 내장산, 추월산을 지나 용추봉에서 동쪽으로 분기된 지맥이 세자봉, 여분산 옆, 장군봉(투구바위)을 지나서 회문산을 일구어 놓는다. 물줄기는 일중천을 통해 섬진강에 합수되어 남해의 광양만으로 흘러든다. 행정구역은 임실군 덕치면 회문리, 일중리와 순창군 구림면 안정리에 경계해 있으며, 수많은 연봉과 골짜기들이 첩첩이 둘러싸여 있다. 구림천과 옥정호에서 흘러내린 섬진강이 회문산을 두 팔로 감싸듯 휘감고 있어, 지형적으로 피난처로 삼거나 방어하기에 천혜의 유리한 조건을 갖춘 곳이다.  

▲ 노령문     © 새만금일보

▲산행안내

○제1코스 매표소-왼쪽 안부-남릉-능선 주차장-작은지붕-정상-동릉-천마봉-깃대봉-안부-송림(벌목지대)-덕치리-덕치지서 <11km, 4시간30분 소요>

○제2코스 매표소-구름다리-물놀이장-깃대봉 갈림길-장군봉-정상-휴양림-임도-헬기장-정상-장군봉-깃대봉 갈림길-동북 능선-안부-휴양림-매표소 <5.5km, 3시간 소요>


  매표소에서 휴양림을 향해 시멘트 길을 걷노라면 무학대사가 이성계의 왕위 등극을 위해 만일동안 기도했다는 만일사가 남쪽으로 보인다. 곧이어 회문산 표석과 석축으로 성벽을 쌓아올린 천혜의 요새지 노령문이 반긴다. 우측 구룡폭포 위로 문턱바위를 연결하는 구름다리를 건너면 전망대에서 수려한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옆으로 제2코스 등산로가 있다. 
 
▲ 만일사     © 새만금일보

휴양림 방향으로 걷다보면 무학대사가 이태조의 등극을 기원하며 수려한 산세에 취했다는 무학바위를 지난다. 직진하면 휴양림 임도를 따라 주차장 가는 길이고, 왼편 등산로는 남릉을 거쳐 정상으로 가는 제1코스인데, 두 길은 능선 위 주차장에서 만난다. 숲속에 잔디광장과 야영장, 벤치, 쉼터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삼림욕하기에도 좋다.

30분쯤이면 안부를 거쳐서 남릉에 닿는다. 묘소들이 즐비하고, 서쪽 장군봉과 북쪽 정상이 다가온다. 헬기장과 주차장을 만나면 휴양림에서 임도를 따라 오르는 길과 합류하게 된다. 북쪽으로 오르면 경관이 좋은 곳마다 무덤이 많다. 20분쯤이면 두 번째 헬기장을 거쳐 고스락에 닿는다. 이 주변에는 돌무더기가 많은데, 이는 과거 빨치산의 근거지였기 때문이다.


▲ 회문산 휴양림 표석     © 새만금일보

서쪽의 장군봉은 장군이 투구를 쓴 모습이라서 일명 투구봉으로도 불린다. 동쪽의 천마봉은 장군이 말을 타고 하늘로 오르는 형상이다.

아홉 가지가 멋지게 뻗은 반송을 지나 전망대 바위에 서면 동남쪽으로 돌곳봉과 천연요새지인 돌문(石文)이 있는 시루봉이 손짓한다. 이곳은 빨치산들의 전북유격사령부가 맨 처음 있었던 은둔지이고, 서쪽 장군봉 아래 대순 마을에는 빨치산 비트가 가장 많았다.

▲ 여근목     ©새만금일보

곧이어 나체로 누워 있는 형상의 여근목(女根木)이 발길을 잡는다. ‘작은지붕’으로 불리는 헬기장에 오르면 조망이 훌륭하고, 북쪽으로 정상이 손에 잡힐 듯하다. 등산로 좌측에는 음기가 가장 강하다는 음문(陰門)으로 불리는 석굴 옆 암벽에는 천근월궁(天根月宮)이고 새겨져 있다. 이는 인체의 24마디와 12경락, 남녀의 생식기, 삼라만상을 표현한다고 한다. 이 글은 동초 김석곤 씨가 1900년 초 모악산 수왕사에 있는 무량굴과 함께 새겼는데, <완산고을의 맥박>의 저자 고 조병희 씨에 의해 그는 정읍시 태인 사람으로 밝혀졌다.

▲ 천근월굴(음문)     © 새만금일보

정상인 회문봉(큰지붕)에 서면 남으로 강천산, 추월산, 무등산, 서로는 영취산과 장군봉, 북으로 백련산과 모악산, 동쪽 천마봉과 깃대봉, 지리산 줄기가 아스라하다. 정상에서 하산은 동릉을 따라 휴양림(2km)으로 가는 코스와 깃대봉을 거쳐 덕치로 가는 코스가 있고, 서쪽의 장군봉(775m)은 왕복 1시간이 소요된다.

동릉으로 15분쯤 가면 휴양림과 깃대봉의 분기점이고, 곧이어 사거리다. 남쪽은 휴양림과 구룡폭포 하산코스고, 북쪽은 희어터로 가는 길이다. 초목이 우거진 산길의 쉼터를 지나면 깃대봉과 나란히 솟아있는 천마봉에 닿는다.

천마봉에서 깃대봉까지는 15분쯤 소요되며, 억새밭이 잠시 펼쳐지다가 산죽 숲이 계속된다. 깃대봉에는 나라에 공을 세운 조평선생사패지(趙平先生賜牌地)라는 깃대가 세워져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이와 달리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깃대를 꼽고 측량하던 곳도 깃대봉으로 불리고 있어 대조적이다.

이곳은 헬기장과 넓은 평지가 있어 휴식하기에 좋고 전망이 훌륭하다. 동쪽으로 내려가면 갈림길인데, 우측은 일중리 코스다. 좌측 약수터 표지판을 따라 묘소로 지난다. 내림길 삼거리와 급경사길을 지나면 삼림욕을 즐기던 예전의 송림은 간 곳 없다. 밤나무단지와 시멘트 임도를 내려가면 큰 느티나무와 마을 안길을 지나 덕치지서에 이른다. 산행시간은 정상에서 3시간20분, 깃대봉에서 1시간10분쯤 소요된다. 

▲ 촐렁다리     © 새만금일보

▲교통안내

[드라이브]

o 호남고속도로 태인나들목-30번 국도-옥정호-27번 국도-삼거리-안심-회문산 휴양림

o 88고속도로 순창 나들목-27번 국도-암치고개-삼거리-안심~회문산 휴양림

o 전주-27번 국도-강진-일중리-회문산 휴양림

[대중교통]

o 전주~강진 순창행 직행버스 운행.

o 순창~안정리(휴양림 입구) 군내버스운행

o 강진-회문산휴양림 개인택시 이용.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부회장,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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