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장수 장수덕유산(1498.3m)

제철, 봉수, 고분, 산성유적의 왕국 장수 가야를 품은 장수의 으뜸 산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8/08/31 [10:13]

백두대간 장수 장수덕유산(1498.3m)

제철, 봉수, 고분, 산성유적의 왕국 장수 가야를 품은 장수의 으뜸 산

새만금일보 | 입력 : 2018/08/31 [10:13]




▲ 계북 고속도로 위에서 장수덕유.남덕유     © 새만금일보
    
  장수 가야가 1500년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삼절三絶과 산고수장山高水長의 고장이 이제 장수 가야의 왕궁과 삼한시대 마한의 54개 소국 중의 왕궁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야 문화유산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가야’하면 낙동강 서쪽에 있었던 경상도 지방의 나라로 알고 있었다. 500년이나 지속한 큰 나라라는 것도 근래에야 알려졌다.

전국 최대 규모의 제철유적, 전국 유일의 삼국시대 봉수, 가야 고총고분, 고대 산성 등을 간직한 장수를 품은 으뜸 산이 바로 장수덕유산이다. 백두대간에 위치한 장수덕유산은 장수의 으뜸 산일 뿐 아니라 호남과 충남의 산줄기와 물줄기를 이어주는 요충지다.

장수군에서는 2017년까지 다양한 학술조사를 바탕으로 가야 문화유산에 대한 학술적 성과로 240여기의 고총고분, 175 개소의 제철유적, 10여 개소의 고대 산성, 30여 개소의 봉수유적을 확인했다. 백제 고분일 거라 여기고 발굴했더니 놀랍게도 가야의 고분이었고 한다.

▲ 대적골 가야제철유적 발굴지     © 새만금일보

  특히 제철유적은 전국 최대 규모이고, 전국 유일의 삼국시대 봉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유산 적 가치기준인 진정성과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장수군은 세계유산 등재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장수가야가 세계유산으로 가는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러한 가야문화 조사 성과는 바로 장수에 가야 왕국과 삼한시대의 마한의 왕국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입증해 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예로부터 선조들은 장수덕유산을 덕유산, 큰 삿갓봉, 할미산, 광려산, 대구산 등으로 부르며 경외심을 갖고 바라봤다. 큰 덕德 넉넉할 유裕를 쓰는 덕유산은 어머니처럼 산세가 넉넉하고 지역민들에게 큰 덕을 베푸는 산이라는 의미다. 북덕유로 일컫는 덕유산 향적봉에서 20km를 남쪽으로 뻗어가는 곳에 남덕유산이 있고, 남덕유산의 서쪽 장수방향으로 우뚝 솟은 산이 바로 장수덕유산이다. 하지만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과 남덕유산은 백두대간에서 벗어나 있다. 덕유산의 세 봉우리 중 백두대간에 솟아있는 봉우리는 장수덕유산 뿐이다.

▲ 장수덕유산의 암릉     © 새만금일보

장수덕유산 정상 서쪽 100m 아래에는 돌 틈에서 나오는 맑은 참샘이 있다. 겨울에는 김이 무럭무럭 나는 따뜻한 물이고 여름에는 시원한 찬물이 나온다. 17세기 후반에 윤증이 쓴 <<유광려 산행기>>에는 덕유산을 광려산이라고 했다. <<장수의 옛 읍지>>에는 “덕유산은 군의 동쪽 50리에 있다. 일명 광려산匡慮山이라한다. 영지와 수 백 가지 약초가 많이 생산되며, 그 사이 위에는 황봉대黃鳳臺와 백마암白馬巖이 있는데 그 아래 천척千尺이나 되는 비폭飛瀑이 있고 이 위에 냉천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 장수덕유 참샘에서 지낸 산신제     © 새만금일보

<<한국지명총람>>에 황봉대는 찬시암(참샘)골의 남쪽, 토옥동은 용연정 동쪽에 있는 골짜기로 수석이 아름다워 봄. 가을에 놀잇꾼들이 많이 놀러온다 하였다. 아마도 냉천은 참샘을 지칭한 듯하다.

<<장수의 마을과 지명유래>>에는 “백두대간의 지도상에 나와 있는 서봉을 오래 전부터 주민들이 할미산 혹은 큰삿갓봉으로 앓고 있다가 어느 날 덕유산이 별도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장수덕유산으로 불렀다.”고 나와 있다. 
 
▲ 장수덕유산의 금강 참샘물과 번암면 교동리에서 섬진강 물 합수식     © 새만금일보

  이처럼 장수덕유산의 중요성이 일려지자 국토지리정보원에서 2005년 발행한 <<백두대간 종주지도집>>에 서봉을 장수덕유산으로 표기하게 이르렀다. 그런데 경남 함양군에서 정상도 아닌 헬기장에 서봉으로 표지석을 세워놓아 논란이 되고 있다. 장수군 계북면 이장단 협의회와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잃어버린 장수덕유산 이름 찾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아직도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 <전라북도 전도>, <장수군 행정지도> 등에는 남덕유산 서봉으로 표기되어 있는 실정이다.

1697년 편찬된 전통지리서인 <<산경표>>로 고찰해본 장수덕유산의 산줄기는 이렇다.

▲ 금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인 수분령     © 새만금일보

백두대간이 전북 땅의 삼도봉, 대덕산, 덕유산 백암봉, 무룡산, 장수 삿갓봉, 남덕유산을 지나 장수덕유산에 일으킨다. 그리고 할미봉, 육십령, 구시봉, 덕운봉, 영취산으로 뻗어간다. 물줄기는 서쪽은 양악천을 통하여 금강, 동쪽은 낙동강의 지류인 진주 남강으로 흘러든다.

행정구역은 장수군 계북면 양악리와 장계면 명덕리, 함양군 서상면과 경계를 이룬다.

▲ 작은참샘     © 새만금일보

지리적으로 장수덕유산의 북쪽은 시루봉, 북동쪽은 삿갓봉 너머로 덕유산 향적봉이 우뚝 서있고, 동쪽은 남덕유산이 지척이다. 남쪽은 백두대간의 할미봉과 구시봉, 백운산, 지리산이 첩첩하다. 서쪽은 계북의 산들이 한눈에 잡힌다.

<<한국지명총람>>, <<장수의 마을과 지명유래>>, <<장수군지>>, <<계북면지>> 등으로 살펴본 장수덕유산 주변의 인문지리는 이렇다.

장수덕유산이 만들어 내는 수많은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줄기는 양악천을 이루며 양악마을의 삶의 근간이 된다. 장수덕유산에서 발원하는 양악천의 발원지를 참샘이라고 한다.

선바우는 싸리목재에서 큰 참샘을 향해 오르다보면 커다랗게 서 있는 바위다. 예전에 심한 가뭄이 들면 염소를 몰고 올라가서 목에서 피를 내서 선바위에 바르고 내려오면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한다. 그래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이 바위산에서 기우제를 올렸다고 한다.

빨래바우(독재바우)는 선바우에서 성주산(깃대봉)으로 길게 이어지는 능선을 이르는 말이다. 호랑이나 큰 짐승들이 다닌다는 길로 비가 오려고 할 때 마을에서 보면 하얀 빨래를 널어놓은 것처럼 능선이 하얗게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 장수덕유산 정상 아래의 참샘     © 새만금일보

<문화유적 및 명소>

[참샘과 작은 참샘]

장수덕유산 정상 서쪽 100m 아래 돌 틈에서 나오는 맑은 참샘이 있다. 겨울에는 김이 무럭무럭 나오는 따뜻한 물이고 여름에는 시원한 찬물이 나온다. 작은 참샘은 양악마을의 남동쪽 2km 지점의 장수덕유산에 오르는 길에 있다. 이 근처는 돌밭이이라서 물이 모두 돌 아래로 흐르는데 기묘하게도 수량이 풍부한 샘이 있다.



<산행 안내>

o 1코스 : 토옥동계곡-월성치-남덕유산-장수덕유산-월성치-토옥동계곡(14.6km, 7시간)

o 2코스 : 육십령-장수덕유산-남덕유산-장수덕유산-할미봉-육십령(16.0km, 8시간)

o 3코스 : 문성-장수덕유산-남덕유산-장수덕유산-문성(5.8km, 5시간)

o 4코스 : 동명-장수덕유산-남덕유산-장수덕유산-동명(8.6km, 4시간)

북덕유에서 남덕유를 잇는 덕유산 종주는 육십령까지 신풍령까지 30km에 달한다. 하지만 대부분 백련사로 올라서 영각사로 내려가는 20km 종주코스를 택한다. 이 코스는 11시간이 소요되는 장거리로 지리산 주릉종주, 설악산 북릉과 더불어 우리나라 대표적인 종주코스로 꼽힌다. 백두대간 주릉 위에 삿갓골 대피소가 생긴 뒤부터 덕유산 종주가 쉬워졌다.

▲ 장수덕유산 정상     © 새만금일보

토옥동계곡에서 장수덕유산 산행코스는 비지정 등산로지만 토옥동계곡은 물 맑은 계곡과 수림이 울창해서 등산객들과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양악저수지 위에 있는 송어횟집 옆에서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있다. 정상에 서면 용틀임하는 지리산 능선과 백두대간 능선이 눈앞을 가득 채운다. 남덕유산을 장수 방향에서 바라보면 흰 구름을 머리에 이두고 신선이 노니는 선계를 연출한다. 가장 가까운 거리의 산행은 문성이나 동명마을에서 시작된다.

<교통안내>

o 익산-포항간 고속도로 장수나들목-19번 국도-장계 기준/ 장계-26번 국도-육십령/장계-19번 국도-계북/ 장계-743번 도로-동명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부회장,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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