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송(柏松) 이정희 궁중 자수전,‘실과 바늘 이야기’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8/12/17 [09:20]

백송(柏松) 이정희 궁중 자수전,‘실과 바늘 이야기’

새만금일보 | 입력 : 2018/12/17 [09:20]



조선시대 궁중자수의 화려한 자태를 엿볼 수 있는 뜻깊은 자수전이 17일부터 23일까지 정읍연지아트홀 전시관에 열린다.
이번 전시는 옛 궁중 자수의 재현과 현대적 감각을 접목시킨 실용적 생활자수 민수(民繡) 작품들의 재현을 통해 우리 전통자수의 우수성과 그 섬세한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장에는 정읍의 자수 명인 백송(柏松) 이정희명인의 자수작품 50여 점이 전시된다.
우리나라 전통자수는 이미 삼국시대부터 다양한 문양을 오방색 색감을 이용해 창작해 온 독특한 문화예술 장르로 18~19세기 폭발적인 유행기를 거쳤던 민화와 함께 민족적 해학과 재치를 엿볼 수 있는 독특한 규방문화예술로 알려져 왔다.
조선시대 전통자수는 크게 궁중의 침선장들이 만들던 궁수와 백성들이 현실 생활에서 만들던 민수로 구분돼 왔다.
궁중자수 궁수는 궁중 수방(繡房)과 연결돼 분업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정치적 격변에 따라 수본과정이 점차 달라져 격식화되면서 화려하게 꾸며졌지만 대중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반면 민간에서 전해지던 민수는 각 지방의 생활 여건과 풍속에 따라 다양한 수공예 작품으로 만들어져 궁중궁수의 정교함과 세련된 디자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소박한 모습이었지만 서민들의 해학과 소망이 담겨 있어 실용회화 민화와 함께 대중적인 인기를 누려왔던 전통적인 수공예 장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의 전통자수는 해방 이후부터 유입되기 시작한 서구의 값싼 기계식 대량생산 자수작품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게 되면서 오랜 전통을 이어왔던 수공예 자수시장은 낡은 전통으로 치부됐고 이제는 소수의 자수 명인들만이 그 실낱같은 명맥을 잇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정읍시가 전통문화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마련한 이번 전시에는 지난 40여 년 동안 자수 외길의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이정희 명인이 만들어 온 처녀작 궁수작품 20여 점과 민수작품 30여 점이 처음 민간에 공개된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 장애로 일반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웠던 이정희 명인은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처음에는 한 땀 한 땀 수놓던 침선(針線)에 몰두했었지만 점차 전통자수의 매력에 빠져 지난 40여 년 동안 수많은 전통자수 작품들을 완성해 왔다.
그 결과 1998년 제30회 신사임당 기념 자수부 1위를 시작으로 2010년 올해의 장애인 대상(대통령), 2013년 장애인문화예술인대상(대통령상) 등을 수상하며 두 차례에 걸쳐 청와대에 초정되기도 했을 만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수명인으로 알려져 있다.
화려한 수상이력 만큼이나 개인전과 공중전, 협회전에도 다수의 작품들을 출품해 왔던 이 명인은 이번 전시를 위해 그동안 선보인바 없던 궁수작품과 민수작품들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로 마련해 다른 남다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이정희 명인은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시대 신하들이 왕에게 아침문안을 드릴 때 입던 관복 흉대 비롯한 화려한 궁중자수 작품들과 그와는 대조적으로 소박하지만 해학적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민수 작품들을 비교 감상할 수 있다”며 “이번 전시가 우리 전통자수의 진정한 멋과 진수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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