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의 벽 -유은희-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9/04/01 [09:31]

속도의 벽 -유은희-

새만금일보 | 입력 : 2019/04/01 [09:31]


 
뒷골목의 마지막 몸부림은
마침내 선 바깥으로 발부터 내밀었다
넘지 말아야 할 중앙선을 넘었다
길은 순간 출렁,
매듭하나 더 단단히 묶어
곁눈질로 달렸다
터럭 한 올까지의 귀를 곤두세워
어둠과 맞장 떴을 눈,
아직 절반의 하늘을 감고 있었다
 
고양이의 사인은 끝까지 미궁이고
벌레들 의문의 몸짓으로 꼬여들었다
허기에 눈멀어 그도
건너편 쓰레기통으로 꼬여들었던 걸까
치열한 사투 끝에 막다르면
살점을 내어주며 바짝 엎드렸을 수도 있었겠다
제 몸 모든 날을 세워 들고
피멍의 문신을 새겼으리라
  막판에는 제 두려움과 맞서 덤볐으리라
 
분명하게 덧칠된 중앙선을 넘어
나란한 네 발이 경계에 지문을 찍었다
그가 밟아 온 녹슨 페달은
가장 높은 벽을 박차고 올라
차르르 구름을 굴리며 갔을까
속도의 벽을 넘어 그가 보는 세상은
이제 금지선 밖의 풍경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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