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의 소중한 문화 자산 ‘수제천’

‘수제천’ 듣는 모든 이에게 하늘처럼 영원한 생명이 깃들기를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9/09/19 [09:17]

정읍의 소중한 문화 자산 ‘수제천’

‘수제천’ 듣는 모든 이에게 하늘처럼 영원한 생명이 깃들기를

새만금일보 | 입력 : 2019/09/19 [09:17]

 

정적의 순간을 칼로 베듯 박이 공간을 가른다.

그 소리를 신호로 붉은색 두루마기를 입은 악사들이 일제히 소리를 낸다.

피리를 비롯한 관악기와 장구, 북 아쟁 등이 함께 연주하는 웅장하고 장엄한 가락이다.

 

 

#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우리의 음악 ‘수제천’

정읍사는 백제가요 중 유일하게 전승되어 온 우리의 대표적 고전 시가다.

정읍사는 대중적으로 널리 애창되며 음악곡으로 발전돼 고려 시대에 이르러서는 무용 반주로 쓰이게 된다.

중국으로부터 대성아악과 함께 당악정재(궁중무용)가 유입되고 이에 영향을 받아 향제무고를 만들었는데 이 춤의 반주 음악이 바로 정읍(수제천)이다.

현재에도 수제천은 통영 승전무와 울산의 처용무 등에서 창사와 반주 음악으로 계승되고 있다.

조선 중종 때 정읍사의 가사는 떨어져 나가고 독자적인 기악곡의 형태로 발전하게 되는데 조선 시대 전반에 걸쳐 여민락 계통의 음악과 정읍, 영산회상은 궁중의 연향 음악과 조회 음악으로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됐다.

순조 때(1828) 정읍은 수제천이라는 별칭으로 의례 때 사용됐는데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수제천이라는 아명이 정읍이라는 음악의 정식명칭으로 자리 잡게 됐다.

 

# 대한민국 문화예술 교류의 상징적인 아이템 수제천!

대한민국 전통음악의 백미로 손꼽히는 수제천은 천년이 넘은 긴 역사를 가졌지만 과거와 현재, 국내외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품격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음악이다.

사랑을 노래한 백제가요 정읍사에서 발원한 수제천은 조선 시대에 이르러서는 왕의 연례나 연회, 국빈의 방문이나 외교사절단을 맞이할 때 연주됐다.

장중하지만 아름답고 섬세한 선율은 연회의 격을 높이고 즐겁고 화려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역할을 했다.

현대에서도 수제천은 국가적 중요 행사에서 의미 있게 사용됐다.

전 대통령들의 취임 축하연에서 축하곡으로 연주되었고 외국에서 국빈이 방문할 때는 환영의 의미를 담아 우리 전통음악의 대표곡으로 연주돼 오고 있다.

또한 외국 사절단의 현지 축하 공연에서도 꼭 연주되고 있는 국악 중 하나다.

예로부터 수제천은 환영 행사나 경사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연주됐으며 수제천의 원류는 화목한 사랑을 주제로 하는 정읍사라는 백제가요가 아니었던가?

수제천은 그 자체로 예술적인 가치가 높고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세계에 전달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다.

 

# 수명이 하늘처럼 영원하기를...‘수제천’의 가치와 미래

수제천은 우리나라 전통음악 중 가장 품격있고 아름다운 정악곡이다.

국악 곡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곡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수제천이라 할 수 있다.

수제천은 천년의 역사를 가졌지만 현대인이나 외국인이 들어도 품위 있고 고상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시공을 넘어서는 음악이다.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은 자신의 음악적 모티브가 수제천에서 비롯됐다고 공공연히 밝혔고 그 대표작인 ‘예악’에는 수제천 가락이 기저를 이루고 있다.

수제천은 국가 문화재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예술문화다.

전북지역 토속과 통속의 문화예술 분야를 규합해 새로운 문화예술로 재탄생 시킴으로써 정읍과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비문화예술의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시는 천상의 소리로 평가받고 있는 수제천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시는 지난해 4월 초?중?고 학생들로 구성된 청소년 연주단을 창단했다.

시는 우수한 인재들을 육성하고 수제천 보존 전승과 함께 중요무형문화재 지정과 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노력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또 시는 수제천을 국내외에서 널리 알리고 있는 ‘프라카쉬 칸다사미’ 말레이시아 교수와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과 대취타 보유자인 정재국 교수 등 9명을 수제천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세계 각국에서 개최되는 민족음악교류제 등 한국문화행사 참여 시 수제천 알리기에 앞장 설 예정이며 수제천의 대·내외적 인지도 제고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수제천보존회는 백제의 정읍사 음악을 계승 발전시킴과 동시에 백제가요 등을 발굴 연구하고 타 도시와의 음악 교류 등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6회에 걸친 정기연주회와 수제천 관련 학술발표회를 진행했다.

또한 국제교류음악회를 개최해 다른 나라의 민속 음악과 수제천, 동동 음악을 융화시킴으로써 세계적인 음악으로 확장시켜 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 멋과 풍류의 고장 정읍, 그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

(사)수제천보존회는 정읍의 독창적인 문화발전을 위해 타 단체와의 문화융합을 통한 다양한 공연과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정읍시립 농악단과 협연을 통해 정읍이 우도농악의 발상지라는 우수성을 한번 더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 지난 5일에는‘수제천 학술세미나’를 열고 6일에는‘국제민족음악교류제’와 ‘정기연주회’를 개최했다.

9월 22일에는 고부향교의 유림 선비들과‘고부향교, 수제천과의 농락(弄樂)’을 기획해 정읍의 선비음악문화를 재조명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또한 12월 6일에는 정읍시립합창단과의 협연을 통해 정읍만의 독창적인 문화예술을 구축하는 계기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내년에는 학생들을 위한 ‘해설이 있는 우리 음악회’를 기획해 우리 음악의 보급과 교육에도 역점을 두어 자랑스러운 정읍 만들기에 앞장설 계획이다.

이렇게 다양한 공연과 행사를 통해 우리 정읍의 독창적인 문화예술 발전의 바탕을 만들어 정읍이 명실상부한 문화예술 도시로 한 발짝 더 나아가길 기대한다.

 

# ‘수제천’ 세계에 울려 퍼지는 우리의 소리~

10월 첫째 주 헝가리에서 우리의 아름다운 가락이 울려 퍼진다.

헝가리에서 정읍의 수제천 연주단을 초청해 부다페스트와 인근 도시에서 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번 음악회를 통해 정읍시가 문화 인문 도시임을 세계에 표방하고 정읍 문화예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특히 수제천이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전 홍보의 역할을 톡톡히 할 예정이다./황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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