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부채의 전승과 확산展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9/10/07 [09:33]

전주부채의 전승과 확산展

새만금일보 | 입력 : 2019/10/07 [09:33]

 

전주부채문화관이 전주부채의 맥을 잇고 부채문화의 예술적 확산을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전주부채의 전승과 확산展'을 진행한다.

일러스트레이터 유경희와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0호 방화선 선자장의 맥을 잇는 송서희 그리고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김동식 선자장의 이수자 김대성을 초청하는 연작시리즈다.

이번 전시는 유경희(3일~16일)를 시작으로 단선 송서희와 합죽선 김대성의 신작이 12월까지 세 번에 걸쳐 진행된다.

전주를 대표하는 전통문화 콘텐츠 ‘전주부채’의 제작방식은 국가무형문화재와 전라북도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여러 명의 선자장이 그 맥을 잇고 있다.

하지만 ‘원형의 전승’과 ‘대중적이면서 예술적인 확산’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숙제다.

해마다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부채 제작의 업을 놓는 선자장이 생겨나고 있으며 이수자가 없어 ‘원형의 전승’이 이뤄지지 못하기도 한다.

‘원형의 전승’이라는 일차적인 문제에 직면하다 보니 전주부채의 예술성과 대중성을 확산시킨다는 이차적인 문제는 더 어려운 실정이다.

전주부채문화관은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선자장의 신작 전시를 매년 기획해왔으며 2017년부터는 한국화·사진·판화의 대가들과 전주부채와의 콜라보 작업도 꾸준히 진행해왔다.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은 단선과 합죽선의 맥을 잇는 젊은 이수자전과 신진 일러 작가의 부채와의 콜라보 작업이다.

이는 단순히 젊은 이수자와 신진작가의 초청전시를 넘어 ‘전주부채’의 맥을 잇고 이를 타 예술 장르로 확산시키는 작업을 의미한다.

그 첫 번째 전시는 일러스트레이터 유경희가 참여한다.

일러스트레이터 유경희는 학부시절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졌으며 프랑스로 유학 후 한국의 전통적인 소재를 일러스트화 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유경희의 이번 작업은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한국의 전래동화 <나무꾼과 호랑이 형님>을 소재로 한 ‘호랑이 형님’시리즈와 라벤더의 고향에 사는 ‘야옹이’ 시리즈, 알파카를 소재로 해 진정한 행복과 보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황금을 찾아서’시리즈다.

그리고 힘든 유학 생활을 하면서 겪은 소소한 이야기들을 ‘그리움’이란 에피소드로 묶었다.
  
전래동화 <나무꾼과 호랑이 형님>을 읽으면서 작가는 전래동화가 너무 인간중심으로 지어져서 호랑이가 불쌍했다.

그래서 인간이 아닌 호랑이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했고 에꼴 에밀꼴 교수의 ‘이왕이면 한국적인 이미지로 시도해보라’라는 코멘트에 힘입어 전주한지의 느낌에 둥글둥글한 선으로 표현했다.

호랑이가 순박한 눈망울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 매우 인간적이며 그 외 다수의 컷이 밝고 순수하게 그려졌다.

우리는 남프랑스 하면 끝없이 펼쳐진 보랏빛의 향연 라벤더를 떠올린다.

작가는 깐느에서 인턴십을 하던 시절에 평소 애정하던 고양이들과 친구가 됐다.

우아한 고양이, 조심스러운 고양이, 넉살 좋은 고양이, 새침데기 고양이. 작가가 매치시킨 귀욤귀욤한 고양이와 만개한 라벤더는 묘한 조화를 이뤄냈다.

‘황금을 찾아서’는 동화 파랑새를 연상시킨다.

멀리 있다는 황금산을 찾아 용감한 친구 알파카와 떠난 소녀 이야기는 어쩌면 작가 본인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여기에 에피소드 몇 가지를 추가했는데 그건 바로 ‘그리움’이다.

혼자 하는 공부는 늘 외롭다.

더구나 가족과 떨어져 먼 타국에서 하는 공부는 정말 외로웠다.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 보호자가 없어 혼자 병실에 있었을 때, 한국에 두고 온 강아지 ‘해피’가 보고 싶을 때마다 돌아오고 싶었다.

엄마와 언니가 보고 싶었다.

작가는 이런 ‘아픈 기억’을 ‘그리움’으로 묶어 한 꼭지를 만들었다.

이번 전시는 일러스트 작업을 한지로 출력 후 부채의 고유 문양인 합죽선과 단선의 이미지로 제작됐다.

전시를 위해 방학 중에 한옥마을을 두세 번 방문한 작가는 왜 지도교수가 한국적인 이미지에 집중하라 코멘트했는지 이해했다.

전주와 남프랑스, 전주부채와 라벤더는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된 작가만의 ‘뮤즈’가 된 것이다.

이향미 관장은 “공연계에서는 이수자뎐을 통해 전통문화의 맥을 잇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면서 전주부채문화관에서도 “거장, 신진작가의 지속적인 콜라보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전주부채의 예술적 확산을 꾀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다음 전시는 10월 중순에 송서희 초대전, 그리고 지난 4월에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이수자가 된 김대성 초대전이 11월에 이어진다. /이인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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