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전북대중일보 | 기사입력 2009/08/24 [12:09]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전북대중일보 | 입력 : 2009/08/24 [12:09]

오는 29일 고창문화전당서 연희단거리패의 '햄릿'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복수는 끝없는 비극을 낳는다.


인간의 사랑과 운명, 복수, 권력을 향한 의지로 이어지는 인간사 불변의 속성이 샅샅히 드러난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햄릿'. 오는 29일 오후 3시와 7시 고창문화의전당에서 연희단거리패가 펼치는 '햄릿'의 화려한 막이 오른다.

 

연희단거리패의 햄릿은 원전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도 독자적인 상상력, 즉 한국적 인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인간들의 오욕칠정 이야기는 '무덤 앞에서' 벌어지는 한판의 축제로 해석해 작품을 풀어가며 햄릿의 광기의 원인이 되는 '불가시의 세계'와의 만남은 한국적 호흡을 기본으로 한 몸짓연기로 죽은 자와 산 자의 대화를 형상화하며 이목을 끈다.

무대 속 '무덤지기의 선문답' 장면은 동양적 사고로 삶과 죽음을 재해석하는 장이다. 무대앞에서 이뤄지는 싱싱하고 파격적인 놀이성을 극대화했으며 그 놀이 속에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과 낙관성을 읽어낼 수 있다.

특히 작품 중 '오필리어의 장례식' 장면은 죽음과 삶에 대한 기존의 사고를 뒤엎는 독창적인 해석으로 해외공연에서 가장 많은 갈채를 받은 장면이다. 죽은 자가 걸어나오고 산자와 죽은 자가 다시 만나는 이 장면은 실제 흙과 물, 꽃 등의 자연물과 배우가 만나 신선한 연극적 체험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 연희단거리패는 연극이 단순한 볼거리가 아닌 인간 본성을 드러내고 감춰진 비밀을 밝혀내는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다. 또한 다양한 메소드 연기를 즐길 수 잇는 장면과 우리 전통의 악가무가 어떻게 현대적으로 수용되는지 살펴 볼 수 있다.

한편 1986년 부산에서 창단한 연희단거리패는 가마골소극장을 중심으로 '죽음의 푸가' '히바쿠샤' '산씻김' 시민K' 등 일련의 상황극을 막 올리면서 독자적인 양심을 갖춘 실험극단으로 성장했다. 1988년부터 서울 공연을 단행 '산씻심(1988)' '오구(1990)' '바보각시(1993)'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1995)' '어머니(1995)' '햄릿(1996)' 등으로 한국연극의 새로운 공연양식 흐름을 주도했다. 또 '느낌, 극락같은(1998)' '시골선비 조남명(2001)' '아름다운 남자(2006)'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2007)' '원전유서(2009)' 등의 작품으로 서울공연예술제와 동아연극상, 한국연극대상 등에서 수상하며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극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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