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직업군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2/12/17 [03:46]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직업군

새만금일보 | 입력 : 2012/12/17 [03:46]

타인의 충고를 잘 듣지 않는 3직업군이 있다고 한다. 그 첫째가 직업 군인이고 둘째는 교사이며, 셋째로는 목사라고 한다. 여기에 하나를 더 한다면 고집불통 대통령을 들고 싶다.
이들은 직업상 타인을 지시하고 가르친다는 공통점에 습관적으로 거의 절대적인 카리스마(charisma)를 갖고 있다.
반세기전 종신대통령을 꿈꾼 고집 센 이승만 대통령의 망명사건과, 5.16군사 쿠데타로 한강을 건너 청와대를 장악하려 할 때 당시 박정희 소장이 "되돌아가자!"하니 육군대위 차지철은 "각하? 군인은 후퇴하다 죽느니보다 전진하다 명예롭게 죽는 게 낫습니다"라는 말을 잘
들어 청와대 입성에 성공하게 되었다. 그러나 장기집권에 민정이양이란 대 국민 약속을 져 버린 고집과 때문에 둘 다 비극적인 생을 마쳤다. 한 세대가 지난 30년! 오늘에 와서 부녀 대통령 신화를 이룬, 대통령 꿈을 고집한 박근혜 대통령당선자는 부친의 강인한 카리스마를 쏙 빼다 닮은 여장부다.
제2의 성직이라 칭하는 교사는 어떨까? 곶감으로 유명한 임실군의 k 교사가 180명의 철없는 학생들을 이끌고 빨치산의 본거지인 순창의 회문산에서 6.25때 죽은 공산군들의 영혼을 추모하는 행사를 벌여 지탄을 받은 적이 있다. 한 때 전교조로 해직을 당해 국가에 한을 품은 그 교사는 상사인 교장과 동료직원의 만류와 충고도 듣지 않고 제 고집대로 행동했다가 좌빨, 민족의 반역자라 몰렸다.
도올이라는 저명한 철학교수가 16년간 잠잠해 있다가 다된 새만금사업을 중단해야 나라와 전북도민이 산다며 포크레인에 누어 나를 찍어 죽이라며, 전북도민에게 욕설을 해대며 때늦은 1인 시위를 벌인 그의 독선적인 행위역시 가르치는 직업군에 속한 탓일까?
세 번째로 목사라는 성직자는 신도들로부터 대접만 받아, 자고(自高)와 권위의식에 빠지기 쉽고 90%가 타인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다는 것이다.
박사 가운을 걸친 어느 목사가 나는 주의 종으로 이곳에 보내주신 하나님의 사자다.
나에게 잘못하면 3-4대에 이르러 저주를 받고 내 말에 순종하면 복을 받을 수 있다."고 겁을 주며 민주적인 대의정치도 무시한 채 왕처럼 군림(君臨)하였는데, 의식 있는 몇몇 교인들이 그 목사를 상회 기관에 탄핵을 하였다.
선배 목사의 간곡한 충고도 듣지 않던 옹 고집 그 목사는 교회를 둘로 갈라 이탈하는 불법을 저질러 목사직을 파면 당함은 물론 교인들로부터 쫓겨나는 불명예를 자초하였다.
군인이나 교사나 목사나 대통령이든 간에 내가 제일이고 내 생각이 최고라는 고정 관념과 편견만큼 무서운 독선은 없다.
마치 우물 안 개구리가 세상 넓은 줄 모르고 제 고집대로 함부로 까불고 다니다가 우물 밖 뱀이나 오리한테 잡혀 먹히는 꼴이다.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상대와 더불어 공존하겠다는 의지를 갖는 것이야말로 하늘의 수많은 별들이 충돌하지 않고 운행하는 우주질서의 이치와 같으리라.
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남의 말을 줏대 없이 너무 잘 들어도 문제지만 타인의 충고를 안 듣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백의종군한 이순신 장군은 휘하장수들의 말과 주변 백성들의 말을 참고삼아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참으로 위대한 지도자였다. 수험점수 숫자놀음이나 하는 한국의 교육풍토에서 존경받는 스승도, 사랑 받는 제자도, 사제지간의 도가 실종되어가고 있다.
두 아들을 죽인 인민군을 용서하고 그를 아들로 삼았다는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는 한국의 작은 예수리라.
일제 강점기에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순교한 주기철 목사의 지조를 본받기는 어렵겠지만, 평생을 DJ를 멘토(mentor)로 섬기던 거물급 야당 인사가 여당으로 변신하여 일신의 영화를 얼마나 누릴지 모르나 정치철새란 불명예를 씻기는 어려울 것 같다.
타인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열린 귀와 열린 마음으로 남의 말을 분별력 있게 들을 줄 아는 인식 전환이야 말로 지도자로써 기본 덕목이며 자질의 척도라 하겠다.
무릇 지도자는 자기희생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존경을 받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도, 군인도, 목사도, 교사도, 자기 권위나 실리나 찾으며 관료사상을 버리지 못하는 한, 나라사랑과 진정한 민주주의와 인간평등이란 말과는 거리가 멀다.
 
 
 /송기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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