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의 담배연기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3/02/28 [05:54]

제자의 담배연기

새만금일보 | 입력 : 2013/02/28 [05:54]

 
 
어느 여학교의 얘기다.
 
선생님 전용화장실에서 담배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수상히 여기던 차 누가 나오나 기다렸는데, 다름 아닌 반 아이였다.
충격을 받은 담임선생님은 그 여학생을 조용히 불러 언제부터 담배를 피웠느냐고 물으니  호기심에 친구들과 피우기 시작했는데 1년이 넘었다고 했다.
담배를 피우면 건강에 해롭고 폐암이 22배나 더 많고, 학생신분으로 교칙에 어긋나니 당장 끊으라고 타 일렀다.
그러나 그 후 여학생 옆에만 가면 담배냄새가 역겨워 아직도 담배를 끊지 않고 있어 급기야는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었다.
“따님이 담배를 피우니 끊을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라고 간곡한 부탁에 그 답변이 상식을 뛰어넘는 말인 즉은 ‘당신이 언제 내 딸에게 담배 한 갑 사주었소?...’
아무리 눈 밖에 난 자식이라지만... 학부모의 답변에 담임선생님은 기가차고 맥이 차 더 이상 할 말을 잊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해로운 담배를 왜 피울까? 담배의 기원부터 더듬어 보기로 하자.

5~7세기경 유카탄 반도 마야족들이 신전 석벽에 담배 피우는 그림을 조각한 것을 보면 그 이전으로 학자들은 추정한다. 우리보다 서양문명을 먼저 받은 일본이 1592년 임진왜란 시 전래되었다는 말이 있고 담배라는 이름은 남만국(南蠻國)의 담바고(淡婆姑)라는 여인의 이름이 변형된 것으로 보아 단연 여자가 선호한 기호품으로 미루어 짐작케 한다.

약이 흔치 않던 시절 복통으로 횟배가 일어나 기생충을 진정시킨다거나 치통과 벌레에 물렸을 때 독한 니코틴을 발라 약으로 썼으며 주로 상류계급층에서 피운 한심초(閒心草)다.
 
6.25의 전쟁영웅 맥아더 원수의 인천상륙작전 때 검은 안경에 파이프담배를 문 모습이 그렇게도 멋이 있었으며, 또한 부안이 낳은 ‘석정’시인 역시 파이프를 문 이지적인 모습이 멋스러워 한 때는 흉내를 내어 보았지만 담배는 생리상 맞지 않아 실패하고 말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담배를 배우지 않기를 천만번 잘했다고 생각된다.

파이프를 문 석정선생의 시상(詩想)에 잠긴 그림을 볼 때 마다 멋에 앞서 빨리 돌아가신 원인중의 하나가 줄 담배로 인해 생명이 단축 된 것으로  미루어본다.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30여 년 간 줄담배를 피우던 아우가 담배를 끊었다는 말에 내 귀를 의심케 했다. 어떻게 끊게 되었느냐고 물으니 직장 친구끼리 금연운동을 벌여, 죽을 각오로 결단하여 끊었는데, 혈색이 돋고 밥맛이 나고 새벽이면 기침이 멎어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 같다며 자랑이 이만 저만 아니었다. 쌍수를 들어 축하하여 주었다.

3월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달이다. 청소년들은 이 나라 내일의 주인공들이요 보배다.
학부모와 선생님이 담배를 피우면서 제자와 자녀들에게 담배는 해로우니 끊으라는 것은 잘 못된 교육이다. 우선적으로 선생님부터 담배를 끊어야 할 것이다.
 
뒷골목에 모여 담배를 피우는 10대들을 보고도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사소한 시비로 인해 동료학생을 살해하는 무서운 10대들의 학교폭력이 날로 성행하고 있다.

사교육비를 많이 들이면서 학교에만 의존한 성적 위주의 학교교육은 비정상적이다.
진정한 인성 교육은 부모의 가정교육에 있다. 불량한 학생 뒤에는 문제의 학부형이 도사리고 있다. 인간의 본성이 무너지면 제아무리 큰 지식을 갖고 있다한들 일순간의 거품이 되고 만다. 자식을 낳아 기른 부모님의 은덕에 공경을 하기는커녕 부모와 스승을 우습게 알고 심지어 부모를 살해하는 패륜이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은 참교육의 부재 때문이다.

물질과학이 정신과학을 뛰어넘어 돈만 아는 유물주의가 판을 치고 있어 어린 학생들은 잘못된 어른 흉내를 내는 청소년 범죄가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위험한 10대들의 방황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 것인가?

교육은 이 나라의 백년대계를 이어갈 가장 시급한 국가차원의 제1순위 정책이다.
지금부터라도 교육의 기본 틀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새 정부는 민생도 중요하지만 온 국민과 힘을 합쳐 교육풍토부터 새로 다져 나갈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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