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따라 동네 한 바퀴" 황등이 북적북적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24/04/02 [14:50]

"봄바람 따라 동네 한 바퀴" 황등이 북적북적

새만금일보 | 입력 : 2024/04/02 [14:50]

 

 

긴 겨울이 지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반가운 봄소식에 꽃이 피는 곳이라면 어디든 상춘객이 북적인다. 유명한 관광지가 부담스럽다면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파릇파릇 움트는 봄의 기운과 함께 평화로운 시간을 만끽하고 싶은 이들이 한적한 시골 마을 '익산시 황등면'을 찾고 있다. 익산 도심에서 차로 10~15분만 달리면 황등의 탁 트인 풍광이 펼쳐진다. 연인·가족·친구와 함께 춘풍을 즐기기에 여유가 넘쳐서 좋고, 혼자라면 사색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직장인도 관광객도 맛있는 한 끼를 찾아 황등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걷고, 먹고, 쉬어가며 황등의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매력에 빠져보자.

 

# 50년 만에 열린 비밀의 공간 '아가페정원'

 

'아가페정원'은 노인복지시설인 아가페 정양원에 딸린 수목 정원으로 전북특별자치도 제4호 민간정원이다. 

2021년 3월 민간정원으로 등록되면서 조성 50여년 만에 외부인에게 비밀스러운 모습을 드러냈다. 

시설 노인들의 건강과 정양원 자립을 위해 시작된 정원이지만 지금은 시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가페 정원에는 메타세쿼이아와 단풍나무, 향나무, 대나무 등 수목 17종 1,400여 주가 식재돼 있다. 

또 노란 수선화와 붉은 튤립, 하얀 목련 등 계절마다 총천연색 꽃의 향연이 이어진다. 

정원 곳곳에서는 이곳을 정성과 사랑으로 가꿔온 흔적이 엿보인다.

상쾌한 숲길을 자늑자늑 뒷짐지고 걷노라면 마음에 여유가 조금씩 들어찬다. 

부드러운 흙을 밟으며 새순이 돋아나는 나뭇가지 하나하나에 눈길을 주다보면 겨울의 한복판을 지나 봄이 찾아왔음을 알 수 있다. 

아가페정원의 자랑 메타세쿼이아 산책길에 발걸음이 닿으면 '비밀의 정원'에 온 사실이 실감난다. 

한눈에 다 담기지 않을 만큼 쭉 뻗은 커다란 나무들에게서 오랜 세월이 느껴진다.

아가페정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하며 월요일은 쉰다. 

별도의 요금 없이 주차와 입장이 가능하다. 

다만 이곳 정양원에는 어르신 50여명이 머무르고 있는 만큼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인원이 관람할 수 없고 큰 소음에 대한 주의가 당부된다.

 

# 황등면 율촌길 9

 

-백제 석공의 맥을 잇는 황등…석제품 홍보전시관

 

아가페정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석제품 홍보전시관이 있다. 

백제·마한부터 찬란하게 석조 문화의 꽃을 피워온 황등 지역의 역사를 돌아보고 아름다운 석제품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황등은 세계적 품질의 화강암이 나오는 지역이다. 

실제 청와대 영빈관 전면의 13m 높이의 4개 돌기둥이 황등에서 채취한 화강암을 통으로 가공해 만들어졌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황등면에 들어서는 입구에는 '석재산업 문화고장'이라고 쓰여진 거대한 돌 조형물이 방문객을 반긴다.

실내 전시관과 야외 전시관, 체험관 등으로 구성돼있다. 

주말에 방문하면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

4월에는 △피규어·키링공예 및 캔버스화 그리기 △칠보팔찌&칠보브로치 만들기 △석조각 시연 관람 및 체험(사슴)이 마련돼 있다. 

체험활동은 익산시 통합예약시스템을 통해 사전예약 하면 된다.

'화강암로'라는 도로 이름에서도 황등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다. 

동네 곳곳 황등석을 이용해 지어진 건물이나 조형물을 찾아보는 것도 황등 여행의 묘미다. 

단단한 화강암으로 지어진 건축물이 수십 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 황등면 석재단지길 10

 

-육회 '비빈'밥부터, 백반, 국밥까지 든든한 한 끼

 

허기진 배를 맛있는 음식으로 채우는 식도락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황등시장 인근에는 유난히 맛집이 많다. 

맛있는 음식을 찾는 사람도 많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 자원도 풍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단일 석산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황등 석산 인근으로 자연스레 원석 채취 석공부터 불교미술 석공, 묘비 각자 석공, 석물 제작 석공 등 다양한 분야의 '돌 전문 공장'이 생겨났다. 

전성기에는 돌 가공 농장만 150여개에 달했고 공장 불이 꺼지지 않을 정도로 바쁘게 돌아갔다.

비옥한 논밭에선 쌀이며 싱싱한 농산물이 자랐고, 큰 우시장에는 좋은 품질의 소를 사고파는 큰손들이 머물렀다. 

그야말로 부촌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우비빔밥이 자연스레 특화 음식으로 발전했다.

특히 이곳 비빔밥은 전문가의 손길로 이미 비벼져 나와 '비빈밥'으로도 불린다. 

머리카락과 몸에 돌가루를 잔뜩 묻힌 석공들에게 각종 나물과 양념이 촉촉히 잘 비벼진 채 고기까지 한 줌 올라가 있는 이 비빔밥은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좋은 한 끼가 됐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부족하지 않은 맛이 황등육회비빔밥의 매력이다. 

고추장과 간장, 고춧가루 등 특제 양념을 넣고 밥을 비빈 후 이 위에 육회와 각종 나물을 고명으로 올리면 한 그릇 완성이다. 

적당하게 간이 밴 밥과 고소한 육회의 풍성한 맛이 입 안에서 어우러진다.

육회비빔밥이 아니라도 좋다. 누린내가 나지 않고, 깔끔한 맛이 일품인 새끼보 막창 국밥집은 땀을 뻘뻘 흘려가며 해장하는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푸짐한 반찬이 나오는 백반집에선 황등의 푸근한 인심을 체험할 수 있다.

최근 황등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주중에는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황등을 찾고 주말이면 멀리서부터 외지인들이 찾아와 맛집을 기대하며 기꺼이 줄을 선다. 

조용했던 시골 마을이 사람들로 북적이며 활력이 돌고 있다.

방송과 유튜브, SNS 등에 소개되며 전국구 맛집 반열에 오른 노포들이 황등풍물시장을 중심으로 모여있다. 

식당마다 조금씩 맛이 달라 취향대로 골라가는 재미가 있다. 

배불리 먹었다면 인근의 황룡사나 나훈아의 노래 '고향역'의 배경이 된 황등역 주변을 산책해보는 게 어떨까./최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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